진해 바닷가..
때는 1966년이다.
아버지가 월남 참전용사로 떠나시면서
어머니가 나와 3살어린 여동생을 데리고
불러오는 남동생을 산후조리를 하시기 위해
외할머니가 계신 진해를 찾았다.
강원도 양구에서 4년간 살다가 대구에서
1년 잠시 살다가 찾아간 진해는 너무 달랐다.
양구가 산골짝생활 이라면 대구는 도시생활이였고
진해는 바닷가가 펼쳐진 한적한 곳이라 6개월 아니면
길면 8개월쯤 있었고 친구하나 없었던 곳이였다.
1966년 이른봄으로 생각된다.
외할머니와 외삼촌이 살던곳.
텃밭이 있어 항상 바쁘신 외할머니 모습이
텃밭에도 보였고 부엌에도 보이시고
없으면 장에 가셔서 텃밭에 나오는 채소들을 파셨다.
외삼촌은 큰 버킷에 마당에 뒹구는 돌들을 주어 담으시고
같이 바닷가에 가서 돌을 버렸다.
그러면서 말씀하셨다. 돌들이 마당에 뒹굴면 태어날 동생이
걷다가 넘어 질수 있다고..
아침 일찍 간 기억은 없었다.
낮에 가고 주로 저녁때 갔었다.
끝없이 펼쳐진 수평선을 보았고
갈매기가 여기저기 날아 다녔고
배 두척이 있는 맑은 물안에 보이는 고기때들과
그 밑으로 깔려있는 홍합들이 무수히 많았다.
아무도 없는 바닷가를 거닐다
바다돌 사이에 끼어있는 굴을 빨아 먹은 추억도 있다.
게들은 집 마루밑에도 보였고
특히 썰물때 수 천마리의 게들이 나와서 춤을 추는 장면은
영원히 잊을수 없다.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하며 마냥 웃음을 주었다..
여름이 되어 대구있는 사촌누나와 형이 놀러와서
타이어 튜브를 가지고 수영할수 있는데를 찾다가
마침 염전을 하는 큰 웅덩이에서 튜브잡고 물위에
떠 있었는데 갑자기 튜브가 뒤집어 지면서 한길 넘는
물속에서 다 같이 빠져서 사촌형 바지를 잡고 걸어서 나왔다.
외삼촌이 하루에 1원을 주어서 한동안 모아서
하얀 토끼 한쌍을 사서 아침마다 풀을 뜯어서
먹이를 주는것이 일과가 되었다.
외삼촌과 자주간 영화관이 어렴풋이 기억나는 장면은
007 영화였다. 한번은 영화를 보고 외삼촌과 손잡고
걸으면서 오는데 그날은 졸려서 반은 눈감고 오다가
머리를 전봇대에 부딛혀 처음으로 큰 별을 봤었다..ㅎㅎ
여름날 비오는 길을 혼자 걷다가 우산이 옆으로 젓혀지고
안간힘으로 잡고 있는데 엄청난 폭우와 강풍에 우산은
날라가고 몸도 똑바로 못 서서 구부려 날아갈것 같은
길을 겨우 걸어서 온 기억도있다.
이것이 내가 처음으로 경험한 태풍이였다.
지금은 아무도 없는 곳이다.
작년 8주간 고국방문시 아버지와 단 둘이서
아무도 없는 내 고향인 양구를 찿아서
하루밤을 모텔에서 너무나 평온한 잠을자고
화천과 주위를 둘러 보았으나 진해를 찿을 생각은 못했다.
다음 고국방문에 갈것을 마음으로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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